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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지 서킷 레이스 대열 읽기

발행 갱신읽는 시간 5분

평지 서킷 레이스는 다리 힘보다 대열 안 자리에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열이 어떻게 힘을 아껴 주는지, 어느 자리에서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대열이 갈리는 순간을 어떻게 알아차리는지를 정리했습니다.

대열이 힘을 아껴 주는 정도

앞사람 뒤에 붙어 달리면 공기 저항이 줄어든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큰 대열 안에서는 그 효과가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번공대 연구진이 121명 규모의 대열을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풍동 실험으로 분석한 결과, 대열의 가운데에서 뒤쪽에 있는 선수가 받는 공기 저항은 혼자 달릴 때의 5에서 10% 수준까지 줄어들었습니다. 그전까지 흔히 쓰던 추정치는 몇 명이 한 줄로 달릴 때를 기준으로 한 50에서 70%였습니다. 연구 내용은 에인트호번공대 연구 데이터베이스의 논문 소개 페이지(영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동호인 대열은 프로 대열보다 작고 선수 사이 간격도 넓어서 이만큼의 효과를 그대로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대열 안에 있는 것과 혼자 바람을 맞는 것의 차이는 아주 큽니다. 평지 서킷에서 대열에서 한 번 떨어지면 다시 붙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대열 안 자리별로 다른 것

맨 앞
바람을 정면으로 맞아 가장 힘이 듭니다. 대신 속도와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오래 머무를 자리는 아닙니다.
앞쪽 3분의 1
바람을 충분히 피하면서도 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바로 보고 반응할 수 있습니다. 평지 서킷에서 가장 권할 만한 자리입니다.
가운데 깊숙이
가장 편하지만 사방이 막혀 원할 때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갇힐 수 있습니다.
맨 뒤
코너마다 늘어진 대열을 따라잡느라 가속이 잦고, 앞쪽의 공격에 늦게 반응합니다. 낙차가 나면 피할 공간도 적습니다.
바깥쪽 가장자리
자리를 옮기기는 쉽지만 옆바람에 그대로 노출됩니다. 바람이 반대쪽에서 불 때 잠깐 머무르기 좋습니다.

고무줄 효과

대열의 뒤쪽이 힘든 가장 큰 이유는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는 움직임 때문입니다. 코너에 들어갈 때 앞쪽 선수들이 조금씩 속도를 줄이면 뒤로 갈수록 그 감속이 겹쳐 커집니다. 코너를 빠져나오면 앞쪽은 이미 속도를 올렸고, 뒤쪽은 벌어진 간격을 메우려고 훨씬 세게 가속해야 합니다. 코너가 많은 짧은 서킷에서 뒤쪽 선수들이 먼저 지치는 이유입니다. 이 반복되는 가속이 다리에 얼마나 큰 부담인지는 서킷 레이스와 업힐 레이스, 페이스를 다르게 쓰는 법에서 파워 그래프로 설명했습니다.

옆바람이 부는 날

바람이 옆에서 불면 대열의 모양이 바뀝니다. 바람을 피하려면 앞사람의 바람 반대쪽 비스듬한 뒤에 붙어야 하므로, 대열이 도로를 가로질러 사선으로 늘어섭니다. 문제는 도로 폭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사선으로 설 수 있는 사람 수가 도로 폭만큼으로 정해지고, 그 뒤에 선 사람들은 도로 가장자리에서 바람을 그대로 맞게 됩니다. 옆바람이 강한 구간에서 대열이 여러 조각으로 갈리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옆바람이 예보된 날에는 바람 구간에 들어가기 전에 앞쪽 자리를 잡아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비 오는 날의 대열

노면이 젖으면 대열 운영이 달라집니다. 브레이크가 늦게 들고 코너에서 미끄러지기 쉬워, 앞사람과의 간격을 평소보다 넉넉히 두어야 합니다. 앞바퀴가 튀기는 물 때문에 시야도 나빠집니다. 비 오는 날에는 바람을 조금 더 맞더라도 대열의 앞쪽이나 바깥쪽에서 시야를 확보하는 편이 안전하고, 코너 안에서는 페달을 멈추고 자전거를 덜 기울입니다. 젖은 노면에서 낙차가 나면 뒤쪽 선수들이 피하기 어려우니 무리한 자리 싸움은 피하세요.

자리를 옮기는 요령

  1. 직선 구간이 시작될 때 옮깁니다. 코너 직전이나 코너 안에서 옮기면 위험하고 힘도 많이 듭니다.
  2. 대열 바깥쪽으로 살짝 나가 바람을 맞는 짧은 구간을 감수하고 올라갑니다. 대열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지 않습니다.
  3. 원하는 자리에 오면 앞사람 뒤에 다시 붙되, 앞바퀴가 앞사람 뒷바퀴와 겹치지 않게 합니다. 바퀴가 겹친 상태에서 앞사람이 옆으로 움직이면 쉽게 넘어집니다.
  4. 옮길 때는 갑자기 방향을 틀지 않고 천천히 선을 바꿉니다. 필요하면 손 신호로 뒤에 알립니다.

대열 안에서 쓰는 신호와 매너는 레이스 노트 단체 라이딩 매너 질문 모음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대열이 갈리는 순간 알아차리기

대열이 갈리기 직전에는 몇 가지 신호가 보입니다. 앞쪽에서 몇 명이 동시에 일어서서 페달을 밟고, 대열의 모양이 길게 한 줄로 늘어지며, 앞사람과의 간격이 평소보다 조금씩 벌어집니다. 이때 앞사람이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 보이면 망설이지 말고 그 앞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몇 초만 늦어도 벌어진 간격을 혼자 메우기 어려워집니다. 대열이 갈리는 자리는 코스마다 대개 정해져 있습니다. 바람이 바뀌는 지점, 짧은 오르막, 좁은 길이 시작되는 곳을 지난 대회 결과와 함께 기억해 두면 다음에는 미리 준비할 수 있습니다.

다른 그룹과 섞일 때

여러 나이 그룹이 같은 서킷을 몇 분 간격으로 달리면, 뒤에서 출발한 빠른 그룹이 앞 그룹을 따라잡는 장면이 생깁니다. 이때 다른 그룹의 대열에 붙어 바람을 피하는 것을 금지하는 대회가 많습니다. 따라잡히는 쪽은 바깥으로 비켜 길을 내 주고, 따라잡는 쪽은 앞 그룹 사이를 비집고 지나가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대회마다 정한 규칙은 레이스 노트 지역 선수권 로드 레이스, 카테고리 동시 출발 구조에서 더 자세히 다룹니다.

마지막 바퀴의 자리 싸움

평지 서킷의 마지막 바퀴는 속도가 가장 빠르고 자리 싸움이 가장 치열합니다. 마지막 코너를 몇 번째로 빠져나오느냐가 결과를 거의 정합니다. 결승선이 마지막 코너와 가깝다면 코너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앞쪽 다섯 손가락 안에 있어야 하고, 결승 직선이 길다면 조금 뒤에서 앞사람 뒤에 숨어 있다가 나가는 편이 낫습니다. 결승 지점과 마지막 코너 사이의 거리는 요강의 코스 지도에서 미리 재 두세요. 마지막 바퀴에 결과표의 같은 시간 표시가 몰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같은 무리로 들어온 선수들의 순위를 읽는 방법은 동호인 레이스 결과표 읽는 법에서 다룹니다.

대열 운영을 연습하는 법

대열 감각은 혼자 하는 훈련으로는 늘지 않습니다. 동호회 그룹 라이딩에서 앞사람과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연습, 선두를 짧게 교대하며 돌아가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 레이스 대열에서도 훨씬 편하게 달릴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바퀴 하나 정도의 간격을 두고, 익숙해지면 조금씩 줄여 갑니다. 다른 대회 유형의 노트는 레이스 노트에 모여 있습니다.

자주 받는 질문

대열 뒤에 있으면 편하다던데 왜 자꾸 떨어질까요?

뒤쪽은 바람은 적지만 코너마다 생기는 가속이 큽니다. 평지 서킷에서는 맨 뒤보다 앞쪽 3분의 1이 오히려 덜 지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두를 끌어 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꼭 나가야 하나요?

레이스에서는 의무가 아닙니다. 다만 같은 무리로 함께 달아나는 상황이라면 짧게라도 교대에 참여하는 것이 무리 전체에 도움이 되고, 다른 선수들의 협조도 얻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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